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생활숙박시설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가 하면 아예 공급을 못 하도록 틀어막는 지자체까지 나오고 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에 대한 각종 규제로 틈새 투자처로 떠올랐던 생활숙박시설 시장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공급 늘면서 민원 급증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상업지역에서 생활숙박시설이 무분별하게 공급될 수 없도록 ‘지구단위구역 내 생활숙박시설 관리방안’을 수립했다.
앞으로 상업지역 지구단위계획을 세울 때 비주거용도 의무비율에서 생활숙박시설을 제외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지금까지 오피스텔은 비주거 비율에서 제외했지만 생활숙박시설은 별도로 규제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생활숙박시설이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되더라도 관리감독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도시계획 기본단계부터 공급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아예 생활숙박시설을 못 짓도록 하겠다는 지자체도 등장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11일 온라인 시민청원 답변에서 “서구 루원시티 상업지구에 주거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생활숙박시설이 대규모로 조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허 입장을 내비쳤다. 루원시티에서는 상업용지를 매입한 토지주들이 5개 상업용지에 약 5500실의 대규모 생활숙박시설 조성을 추진 중이다. 토지 소유주와 사업주는 수년 전 생활숙박시설 허용을 전제로 사업자를 선정해 놓고 입장을 번복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사업주는 “현행법상 문제가 없는데 민원을 이유로 건립이 어려워진다면 매매계약 해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들이 생활숙박시설을 규제하는 것은 공급이 늘면서 인근 아파트 등의 입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어서다. 생활숙박시설은 건축법을 따르는 숙박시설이지만 전입신고를 하고 주택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과밀 학급과 교통 혼잡, 복지시설 부족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거용으로 못 쓰게 규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정부가 생활숙박시설에 칼을 들이대기로 한 배경이다. 생활숙박시설은 주택법이 아니라 건축법을 따르기 때문에 각종 부동산 규제를 피해간다. 전매 제한과 종합부동산세 등에서 자유롭고 청약통장도 필요 없다. 담보인정비율(LTV)과 같은 대출 규제도 받지 않는다. 주택이 아니어서 부대시설, 주택 공동시설 등도 규제를 받지 않는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좋은 입지의 새집이 부족하다 보니 풍선효과로 생활숙박시설을 분양받는 사람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숙박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지만 사실상 주거 용도로 광고해 분양하거나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경기 안양 평촌신도시에서 분양한 평촌푸르지오센트럴파크는 6만6704건이 청약되며 평균 121 대 1, 최고 26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9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송도스테이에디션 역시 평균 107.73 대 1, 최고 1379 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국토교통부도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생활숙박시설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생활숙박시설에 전입신고를 하는 등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임을 알릴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유명무실하던 이행강제금 부과가 앞으로는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규 분양분부터는 전입신고 자체를 못 하도록 막는 방안도 행정안전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생활숙박시설
손님이 자고 머물 수 있도록 취사시설을 갖추고 청소 등과 같은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피스텔과 비슷하지만 숙박업 등록도 가능하다. 2000년대 초부터 서비스드레지던스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부동산 임대업으로 운영됐다.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한 2012년 1월 숙박업의 한 종류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공중위생관리법 및 건축법)가 마련됐다.
www.hankyung.com/realestate/article/202011251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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