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풍부한 유동성에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들이 안전자산의 일환인 미술품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탑을 비롯해 방탄소년단의 리더 RM 등 스타들의 미술품 투자 및 소장 소식이 널리 전해지면서 젊은층 사이 미술품 투자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인다.
◆ 훈풍 부는 미술시장
19일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에 열린 `2021년 화랑미술제`에서 작품 판매액은 약 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판매액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VIP 개막일부터 컬렉터들의 구매 경쟁이 치열해 업계에서는 "작품을 걸기만 하면 팔려나갔다"는 얘기가 돌았다.
서울옥션의 경우 지난 2월 개최한 제159회 미술품 경매에서 낙찰총액 약 110억원, 낙찰률 90%를 보여줬다. 낙찰총액 110억원은 국내 경매 중 최대 기록이다. 서울옥션 측은 "이번 경매에서는 다양한 한국 근현대 작가와 고미술 작품이 치열한 경합을 벌여 미술 컬렉터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며 "미술시장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술품 경매 시장에 도는 온기는 케이옥션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케이옥션은 지난 17일 열린 3월 경매에서 물방울 작품으로 유명한 고(故) 김창열 화백의 작품 9점 모두를 팔았다. 케이옥션은 이날 최근 10년 간 개최한 경매 중 가장 많은 금액인 약 170억원 어치 작품을 출품했는데 74%의 경매 낙찰률과 낙찰총액으로는 135억8030만원어치를 기록했다. 케이옥션 측은 "이는 지난 2017월 4월 경매때 164억여원을 기록한 이후 약 4년만의 최대치"라고 "그만큼 최근 미술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잠재 가치 알아보고 투자하는 `큰 손`들
본래부터 큰 손들은 잠재된 가치를 알아보고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최근 몇년 새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국내 미술시장. 전세계적으로 저금리와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부동산이나 주식이 아닌 새로운 투자처 발굴이 필요해서다.
한 시중은행 PB(프라이빗 뱅킹)업무 관계자는 "과거부터 미술품 투자는 VVIP들 사이 대체 투자처로 각광 받아왔다"며 "코로나 이후 더 폭발적인 유동성을 갖게 됐지만 주식이나 부동산에는 딱히 투자하기를 꺼려하는 VIP고객들 사이에서도 미술품 투자를 문의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VIP고객들을 대상으로 미술품 투자 관련 세미나를 여는데 앞장서 온 씨티은행은 지난해 10월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현대미술의 구조와 트렌드`를 주제로 온라인 문화 세미나를 개최, 투자자들 사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 온라인 경매 등 낮아진 문턱...밀레니얼세대 투자 열기로
큰손 자산가들만 미술 경매 시장에 관심이 높은 게 아니다. 최근 미술 경매 시장의 성장세는 미술품을 투자의 즐거움으로 여기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무관치 않다. 바로 밀레니얼 세대다.
지난해 3월 UBS가 발표한 글로벌 아트마켓 보고서 2020(Global Art Market Report 2020)에 따르면 중장년층은 미술품을 예술과 문화적 양식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반면 밀레니얼 세대들은 미술품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코로나 사태 속 샤넬 등 명품을 판매하는 백화점 곳곳에선 새벽부터 긴 줄을 서 있는 `오픈런` 현상이 나타났다. 코로나 보복소비와 더불어 샤테크 등 이른바 명품을 하나의 투자로 보는 밀레니얼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했다. 미술품 투자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밀레니얼 세대의 예술품 온라인 활용도는 압도적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대부분은 예술품 구매에서도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과거 특정 소수 고객들을 대상으로 열렸던 오프라인 경매와 달리 지금은 누구라도 온라인 경매에 참여 가능함으로써 미술품 경매 시장으로의 진입 문턱을 낮춘 것.
UBS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92%가 미술품 구매 시 온라인을 활용하며, 이중 36%는 온라인상에서 5만달러 이상의 작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 100만달러 이상의 작품이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미국의 유명 미술 전문지 `아트 뉴스`는 지난해 주목할 컬렉터 50인을 선정했는데,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과 탑이 나란히 여기에 이름을 올렸다. 탑의 경우 지난 2016년 10월 홍콩에서 열린 경매회사 소더비의 특별 자선경매에 큐레이터로 참여했을 만큼 컬렉터로서 왕성한 행보를 보여준다. 그는 과거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입의 95%를 미술 작품 수집에 쓴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최근 솔비 등 연예인 작가 뿐 아니라 지드래곤과 탑, BTS의 RM 등 유명 셀럽들이 미술 애호가로 알려지며 접근성이 높았던 미술 시장이 좀 더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추세"라며 "예를 들어 BTS의 RM의 경우 팬덤이 워낙 거대해 `RM이 좋아하는 미술, RM이 다녀간 전시`라는 것 하나로 밀레니얼 세대의 미술품 관심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www.mk.co.kr/news/business/view/2021/03/265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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