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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 위기에 빠진 매장 줍줍? `저점 창업` 나선 다점포 점주들

by Opus One 202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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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에 위치한 첫 이면 블록 사거리. 학원가가 밀집한 강남 메인 상권 중 한 곳이지만 거리는 한산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학원들이 전격 온라인 비대면 강의에 나선 탓이다. 그런데도 사거리 모서리 빌딩 1층에 위치한 베이커리 카페 ‘팜팜(FarmPharm)’은 오픈을 앞두고 막판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시국에’ 창업을 준비하는 이유에 대해 이경훈 팜팜 대표는 ‘창업 시장 저점론’을 펼쳤다.

“원래 이 상권은 ‘바닥 권리금’만 1억원이 넘는 곳인데 이제는 거의 없어졌다. 월세도 고점 대비 500만원 이상 하락했다. 창업은 권리금 회수가 정말 힘든데 이런 조건은 흔치 않다. 가게를 알아보려 40여곳을 둘러보니 건물주들이 ‘내가 어떻게 해주면 입점하겠냐’ ‘명도 철거도 내가 하고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며 통사정을 하더라.

비록 지금은 힘든 시기지만 머지않아 백신이 보급되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경기가 회복되면 지금 저렴하게 창업한 것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배달 전문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15개 이상 운영하는 다점포 점주 A씨. 최근 공유주방 사업에도 관심이 생겨 알아보던 중 경기 일산 라페스타 2층에 54평 규모 대형 상가가 헐값에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매매가가 평소 6억원 하던 매물이 4억원에 나온 것. 월세도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250만~300만원에 달했지만, 대출을 받으면 월 이자 100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는 계산이 섰다. A씨는 곧장 계약을 하기로 하고 가계약금 500만원을 송금했다. 그런데 며칠 후 A씨는 돌연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와 함께 가계약금을 돌려받았다. A씨는 “다른 데서도 인수 문의가 더 있어 매물을 거둬들인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 시장이 초토화된 가운데, 최근 일부 다점포 점주를 중심으로 ‘저점 창업’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유망 입지 상가들이 무(無)권리금 헐값에 매물로 쏟아져 나온 데다,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켜줄 백신 접종이 가시화되며 지금이 자영업 경기의 ‘바닥’이라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저평가된 알짜 상가를 중심으로 접근하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한 ‘플랜B’도 꼭 갖출 것을 주문한다.

 

▷주요 상권도 권리금 70%↓ 바겐세일

지난 1년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전국 주요 상권을 깊은 침체기로 몰아넣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서울 강남 지역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1.3%로 2분기 9.8% 대비 1.5%포인트 증가, 공실률 통계가 집계된 이래 처음 10%를 넘어섰다. 전국적으로도 폐업이 잇따랐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폐업점포 지원사업’ 신청 건수는 9720건에 달해 2019년 한 해 신청 건수(6503건)를 이미 넘어섰다.

콧대 높던 건물주들도 몸이 달기 시작했다. KB리브부동산이 지난해 12월 3~7일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의 상가 매물 등록 부동산중개업소 대표 2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상가 시장 동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실 발생 시 임대인들의 대응 행태에 대해 ‘임대 조건을 조정한다’는 의견이 54.9%로, ‘현행 조건을 유지한다’는 의견(41.7%)보다 많다. 특히 1층 매장의 장기 공실이 증가한 지역에서는 ‘임대 조건을 조정한다’는 의견이 62.8%로 높게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동산금융연구팀은 “당장은 현행 임대 조건을 유지하더라도 공실이 장기화될 경우 임대료 인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임차인 물색에 나서는 임대인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투자형 자영업자인 다점포 점주들은 목 좋고 저렴한 상가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인천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베이커리 카페와 디저트 카페 5개를 법인으로 운영하는 이성민 마크빈베이커리 대표가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 아트센터 1층에 60평 규모 베이커리 카페를 열었다. 신축 건물이어서 권리금은 없고 보증금 1억6000만원, 월세 1200만원에 계약했다. 인근에 2000가구가 사는 아파트와 포스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일 때만 해도 일매출이 500만원 안팎에 달했다고. 2.5단계 돌입 후에는 일매출이 150만원으로 줄었지만,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밤 9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해지며 7시부터 포장 손님에게는 30% 할인을 제공, 그날 만든 빵은 그날 모두 소진한다. 가게가 넓고 예뻐 삼성전자, 투썸플레이스에서도 대관을 해서 광고 촬영을 했다. 덕분에 코로나19 사태에도 적자는 안 보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에만 직원을 8명 더 늘렸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스포츠센터를 6곳 운영하며 매출이 4분의 1토막 났었지만 이후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며 순식간에 회복된 기억이 있다. 올 3월께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보복적 소비’가 일어나 지금보다 훨씬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 현재 영종도, 여의도에도 추가 출점을 준비 중이다.”

앞서 라페스타 상가 인수 기회를 놓친 다점포 점주 A씨도 또 다른 상가를 알아보는 중이다. A씨는 “인구의 50% 정도만 접종하면 백신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니 봄부터 접종을 시작해도 여름이면 코로나19 사태가 상당 부분 진정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정부가 외식·관광 할인 쿠폰 등을 지급하며 경기 부양에 나설 테니 지금이 저점 창업의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도 비슷한 의견이다.

“현재 주요 상권의 권리금은 50~70%가량 급감한 상태다. 월세는 10~20%만 하락한 대신 렌트프리(무월세) 기간이 공실은 3~6개월, 신규 분양 상가는 1년까지도 늘었다. 백신 효과가 나타나는 올 여름께부터는 자영업 경기가 확연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따라서 저점 창업에 나선다면 상반기부터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발품을 팔고 인테리어 공사까지 마치려면 창업 목표 시점보다 3개월 먼저 움직일 필요가 있다.”

 

배달·포장 등 비대면 영업 전략 필수

물론 코로나19 사태가 생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난 데다 백신 효과도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저점 창업 기회를 노리면서도, 리스크 헤지를 위해 배달, 포장 등 코로나19 시대에도 유효한 영업 전략을 갖출 것을 주문한다.

이경훈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비대면 소비가 훨씬 늘어날 것이다. 외식업 창업을 한다면 배달 매출 비중이 전체의 30~40%는 되도록 입지나 메뉴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강수 이사는 “어떤 업종이든 오프라인 영업만 해서는 더 이상 성공하기 어렵다. 온라인 판매도 가능한 전략이 필수다. 또한 권리금이 보증금보다 비싸면 다소 고평가된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news.mk.co.kr/v2/economy/view.php?year=2021&no=5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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